혼자 있을 때든 다른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든 네가 고수하고자 하는 너다운 것을 찾아 준비해두어라. 대부분 침묵을 지키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한의 말만 하라. 상황이 불가피할 경우에는 대화에 참가하되, 검투사나 말 경주나 육상 선수나 음식이나 마실 것 - 대화에서 항상 나오는 - 같은 진부한 주제의 대화에는 끼어들지 마라.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에 대한 비판, 아부, 평가의 말을 하지 마라. 할 수만 있다면 대화를 통해 친구들의 말을 적절한 방향으로 이끌어라. 그러나 모두 네가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잠자코 있어라.
너무 심하게 웃지도 말고 너무 자주 웃지도 말고, 조용히 있어라.
맹세는 결단코 사절하라. 그게 불가능하더라도 어찌됐건 최대한 사절하라
철학자가 아닌 사람들이 여는 연회에 초대를 받거든 사양하라. 어쩔 수 없이 참석하게 될 경우에는 그들에게 물들지 않도록 매우 조심하라. 아무리 예의바른 사람도 함께 있는 사람이 무작스러우면 물들기 마련이다.
음식, 마실 것, 옷, 집, 하인 등 몸과 관련있는 것은 필요한 것만 취하고 과시나 사치를 위한 것은 모두 도려내라.
결혼 전에는 가능한 한 성교를 삼가라. 성교를 한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일은 하지마라. 남의 성생활을 이유로 간섭하거나 비판하지 말고, 자신의 금욕을 떠벌리지 말라.
누군가가 너에 대해 안좋은 이야기를 한다는 말을 듣거든 항변하지말고 이렇게 말하라. "그 사람은 내 다른 잘못은 모르고 있는 것이 분명하군. 안그러면 그것도 이야기 했을텐데 말이야."
경기장에 자주 가지 마라. 어쩔 수 없이 가게 되더라도 네가 누구를 응원하는지 남들이 알게 하지 마라. 내 말은 일어날 일이 일어나고 이길 사람이 이기기를 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를 향해서건 소리를 지르거나 비웃는 등 지나친 몰입을 삼가라. 경기장을 멋어나서는, 너의 발전과 관련된 경험이 아닌 한 경기장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하기를 삼가라. 안 그러면 사람들은 네가 경기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별 관심이나 생각없이 공개강좌에 참석하지 마라. 꼭 가야 한다면 가되, 품위있고 진지하게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의 기분을 거스르지 마라.
네가 어떤 사람,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을 만날 때는 소크라테스나 제논이라면 이런 경우에 어떻게 했을지 자문해보라. 그러면 그 상황에 적절히 대처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고관의 집을 방문할 때는 그를 만나기는 커녕 발도 들이지 못할 것이고, 네 면전에서 문이 쾅 닫힐 것이며, 아무도 널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라. 그런데도 찾아가야 한다면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가라. "그럴 가치가 없었어" 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그런 말은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화를 내는 보통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네가 한 일이나 네가 겪은 특이한 경험을 남들 앞에서 주절주절 늘어놓지마라. 그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이 네게는 즐거울지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네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너만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을 웃기려 들지 마라. 이는 천박함으로 이어지기 쉽고, 이웃들이 너를 덜 좋게 생각하도록 만들기 쉽다. 외설적인 이야기 쪽으로 분위기를 끌고 가려는 사람이 있으면 주의를 주어라.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적절한 때를 골라 그 일을 시작한 사람을 꾸짖어라. 만일 적절한 때를 찾을 수 없다면 침묵하고 얼굴을 붉히고 언짢은 표정을 지어 너의 불쾌함을 보여주어라.